천상의 저음가수.. 하늘을 찢어 버릴 정도로 화려하게 장렬하는 고음은 듣는 사람에게 상당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노래에서 고음이 어떤 존재인지를 알려며는 오디션 프로그램을 보면 알 수가 있다.
불후의 명곡.. 복면가왕 등 쟁쟁한 가수끼리 경쟁하는 프로그램을 보면 더더욱 그러하다.
하지만 고음이 전부냐하면 그건 또 아니다. 머라이 케리나 휘트니 휴스턴 셀린 디온이 디바 자리를 놓고 치열하게 경쟁하던 무렵 '토니 브랙스톤"이 최고의 디바 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던 건.. 그가 가진 "천상의 저음"때문이었다.
웬만한 남자 키로 부르는 그의 대표곡 "언 브레이크 마이 하트(Unbreak My Heart)는 가슴이 저릿저릿 녹아내 릴 정도의 매력이 있었다.
한국에는 시대와 공간을 초월해 역대 최고의 저음 가수라고 무방할 정도의 가수를 보유하고 있었다.
아쉽게 20대로 요절한 그는 짧은 생애 동안 많은 노래를 남기진 못했지만 수십 년 전 조악한 음질로 녹음된 그의 목소리는 카세트테이프와 CD가 멸종 단계까지 가버린 2021년 현재에 들어도 너무나 매력적이고 감미롭다.
한국이 낳은 전설의 가수 `배호`가 주인공이다. 배호는 1942년 4월 중국 산둥성에서 태어났다. 본명은 배 만금, 배 신웅이었다. 중학교 1학년 때 배 신웅이란 이름으로 개명했다. 아버지 배국민은 광복군이었다.
1945년 그가 아주 어린 시절 한국에 들어와 서울 창신동에 살았다. 가난에 시달려 중학교를 중퇴할 정도로 생활이 어려웠다.
그는 원래 드럼을 치던 연주자였다. 그가 노래를 부를 때 보이는 탁월한 리듬감은 아마도 드럼을 치면서 자연스레 익혔을 가능성이 높다.
데뷔곡 `굿바이`를 포함한 배호의 초기곡은 당시 최고 유행하던 미국의 스탠더드 팝 느낌이 물씬 났다.
배호는 본인의 악단을 끌고 다니며 활발한 활동을 했다.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배호를 당대 최고의 `록스타`로 만든 것은 1967년 발표한 `돌아가는 삼각지`일 것이다.
이 곡은 다분히 트로트의 문법을 차용해 만들어진 곡이었지만, 배호가 불렀기에 그저 그런 트로트와는 차원이 다른 느낌을 발산했다.
배호 목소리의 최고 장점은 앞서 말했듯이 심장을 파고드는 저음이었다. 탄탄한 울림통을 기반으로 한 `꿀성대`가 여심을 톡톡히 자극할 만한 감미로운 소리를 냈다.
하지만 배호의 고음을 저음보다 훨씬 사랑했다고 고백하는 팬들도 많다. 배호의 고음은 당연히 3옥타브를 오르내리는 샤우팅은 아니었지만 그보다 훨씬 고급스러운 스킬로 무장한 최상의 퀄리티였다.
1967년 2월 발매된 "돌아가는 삼각지"와 9월 "안개 낀 장충단공원" 전국적 히트로 무명 신인가수에서 일약 스타덤에 오른 배 호!
그 해 1967년 11월 7일 배 호의 최초의 호남지역 지방 공연을 시작으로 사망한 1971년 11월 7일까지 정확히 4년 - 운명의 장난인지 날자가 동일함!-
1971년 10월까지 짧았던 4년여의 당대 최고 인기가수 중 한 사람으로 서울의 시민회관 공연 및 지방 극장 공연 등에서 열광적인 인기를 얻으며 아픈 몸을 이끌고 열창하여 장내를 숙연하게 하면서 박수갈채를 받은 이야기 등 1960년대 후반 전국 지방 극장쇼 등 공연에서 최고의 인기로 대중들을 울리고 웃기며 찬사를 한 몸에 얻었던 배 호!-
이제 그는 우리의 추억 속에서만 자리하는 가수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돌아가는 삼각지 들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