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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한잔..펄 시스터즈(신중현의 이야기로 엮었습니다)..트로트역사....... 20

TV.연예/트로트

by 목련이 필때 2021. 4. 15.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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펄 시스터즈를 만난 건 우연이었다. 그들은 유니버살 쇼단에 소속된 미 8군의 신인 가수였다.

 

당시 세계 록 음악은 기존의 비틀스풍에서 벗어나 지미 헨드릭스로 대표되는 사이키델릭(환각적인) 음악으로 변하는 시기였다.

 

 

펄도 미군 무대에서 사이키델릭 음악을 하고 싶어 했지만 마땅히 편곡해 줄 사람이 없었단다. 수소문 끝에 찾아낸 게 나였다.

 



팝송 편곡 계기로 만난 첫 제자


데뷔 음반에 담은 '님아' 히트

 

난 그들이 가져온 'Somebody to Love'란 곡을 사이키델릭 하게 편곡해줬다.

그들은 내가 편곡한 노래로 재미를 봤던 모양이다.

 

펄 자매는 나를 사사하겠다며 레슨을 부탁했다. 내 첫 공식 제자가 탄생한 것이다.

 

나는 일주일에 두세 번 서울 용산 부근에 있던 그들의 집으로 찾아갔다.

 

집에 도착하면 자매는 늘 책상 앞에 앉아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들 자매는 음악에 대한 열의가 대단했다.

 

가르치고 싶은 마음이 저절로 우러나게 하는 사람들이었다.



나는 비트나 감각적인 소소한 것부터 음악의 큰 줄기까지 실제로 연습하면서 느낄 수 있도록 가르쳤다.

 

사실 미 8군에서 통하는 음악의 감각에 대해 설명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이미 10여 년의 경험을 쌓은 내 노하우가 그들에게 흥미로웠던 모양이다.



자매인 그들은 서로 경쟁심이 만만치 않았다. 공부하다 내가 뭔가를 지적하거나 야단치면 곧바로 난리가 났다.

 

서로 "네가 잘못해서 그렇다"며 싸우느라 정신이 없었다. 자매는 서로 지지 않으려 했다.

 

나는 싸움이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가 다시 수업을 시작하곤 했다.

 

뜯어말릴 재간도 없었다.

 

그때만 해도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어린 아가씨들이라, 철이 없고 혈기는 왕성했다.

 

 



펄 자매는 내 음악성을 직접적으로 가장 많이 받아들인 가수다.

 

나는 펄 자매의 레퍼토리를 거의 모두 편곡해 오디션을 보게 했다.

 

그들은 뛰어난 외모와 음악성으로 미 8군에서 상당한 인기를 누렸다.

 

1년간 진행된 수업은 저절로 끝났다.

 

나 역시 베트남으로 떠나기로 소속사와 계약했기 때문이다.

 

펄은 베트남으로 간다는 소식을 듣고는 내게 부탁했다.

 

 


"떠나시기 전에 저희 기념 음반은 하나 내주셔야죠."

그래서 나온 앨범이 '님아'와 '떠나야 할 그 사람'이 든 그들의 데뷔 음반이었다.

 

나는 이미 이정화의  음반으로 실패를 맛본 경험이 있어 시장 반응에 별 기대를 하지 않았다.

 

하루하루 월남으로 떠날 날짜만 세고 있었다.

 


출국이 임박한 무렵이었다.

 

 

나는 식구들과 신촌의 단칸 월세방에서 곤히 잠들어 있었다. 새벽에 누군가 문을 두드렸다.

 

부스스 일어나 문을 열어 보니 펄의 음반 제작자 킹박이었다.

 

 



"신형, 신형! 떴어, 떴어!"



"뭐가 떠?"



"님아가 떴어. 월남행은 취소해야겠어."



그는 음반이 떴으니 당분간 국내 활동을 해달라고 부탁했다.

 

그러나 난 이미 베트남행 계약금까지 받아 둔 상태였다.

 

 

 


"계약 문제는 내가 다 해결을 할 테니 신경 쓰지 말라니깐."


"그렇다면 안 나갈 수도 있지."

 

 

 


킹 박은 위약금을 대신 물어주고 나를 붙들어 앉혔다.

 

그 길로 나는 우리나라 대중음악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출처: 중앙일보] [남기고] 내 기타는 잠들지 않는다 18. 펄 시스터즈

 

 

 

신중현 님의  글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자매는 그 시절  비주얼, 패션감각,  음악성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인기를 누렸었는대요..

 

이렇게  펄시스터즈와 신중현의 만남은 서로에게  필연이었던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 대중음악에  많은 영향을  끼친  운명적인 만남은  필요와 필연으로  이루어질 수밖에  없었네요

 

언니 배은숙과 동아건설 사장 최원석 사장과 의 결혼 소식은 지금도 회자되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다음 기회에는 그 부분도  포스팅하겠습니다

 

 

펄시스터즈의  커피 한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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